새해가 밝고 나서야 고민하게 된 다이어리.
사실 매년 그랬듯 지브리 다이어리를 살까 고민했지만 생각보다 많이 쓰지도 않고, 쓸 수 있는 펜이 한정된다는 점에서 재구매가 꺼려졌다. 특히 만년필을 산 후에는 글씨 쓸 일들이 있을 경우 최대한 만년필을 활용하려고 하는데 지브리 다이어리는 슬프게도 잘 번지는 편이었다.
그래서 만년필을 사용할 수 있는 다이어리 용지를 고민하던 와중에, 하나를 찾게 되었다.
양지사 유즈어리 25A 그레이를 구매했다. 가격은 14000~17000원대로 구성되어 있는 듯 하다.
이번에 다이어리를 살 때 몇 가지 기준을 가지고 고민을 했다.
표지가 두껍고 다이어리 자체가 튼튼한가,
만년필로 써도 번짐이 없거나 적은 편인가,
큼지막해서 비교적 큰 내 글씨체를 담을 수 있는가,
그리고 자유롭게 생각을 쓸 수 있는 칸들이 준비되어 있는가였다.
사진이나 영상으로 봤을 때는 표지가 어떤 재질인지 알기가 쉽지 않아서 살짝 고민이 됐지만, 실제로 받으니 고급스러웠다.
표지가 두꺼우면서도 부드러워서 이 다이어리에 들어간 노고가 느껴졌고, 다이어리를 넣을 수 있는 상자도 마련되어서 이 회사가 얼마나 다이어리 자체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레이 색 역시 촌스럽거나 칙칙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아서 색감이 만족스러웠다. 사실 빨강을 사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하필 구매 시기에 이미 품절이 되어 버려서 차선책으로 회색을 택했다. 역시 사람들 눈은 다 비슷하다.
직접 써본 결과, 종이 질이 상당히 좋고 두꺼운 편이라서 만년필로 썼을 때 번짐 현상이 많지 않았다. 만년필 촉감을 좋아하는데 그걸 담아내는 종이를 찾기가 어려운 편이라 활용도가 적어져서 안타까웠던 참이었다.
게다가 부드러워서 쓸 때의 촉감도 만족스러웠다.
꽤 큰 다이어리로 골랐더니 칸들이 모두 큼직큼직해서 글씨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었다. 글씨체를 아무리 작게 하려고 해도 어릴 때부터 크게 써온 습관 때문인지 고치기 어려웠기에 그냥 마음 편하게 칸 너비가 큰 것을 택했고 좋은 선택이었다.
다이어리의 구성도 단순하다. 월별로 크게 나뉜 뒤에는, 일별로 한장 씩 쓸 공간이 생긴다. 하단에는 시간별 일정을 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지만 이 공간이 크지 않아서 글 쓰는데에 크게 거추장스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하루를 한번 정리할 때 시간대별로 내가 무엇을 했는지 스스로 돌아볼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워낙 기록하는 것이 습관화가 되어 있는 사람이 아니긴 하지만, 올해부터 이것저것 해보려는 생각이 있는 만큼, 기록하고 나 스스로에 대한 고민을 깊이 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이 다이어리를 구매했고 꽤 만족스럽게 사용 중이다.
이전에는 엄마가 쓰는 다이어리를 보며 왜 저렇게 투박하고 단순한 것을 사용하지 싶었는데 지금 보면 심플 이즈 더 베스트. 다양하게 활용하되 다이어리의 본질을 잃지 않은 튼튼한 것이 최고다.
앞으로의 일년. 많은 것을 겪고 느끼고 행동하며 내적으로 외적으로 모두 성장해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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