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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iosity&Challenge/Hobby

[지브리 영화 추천] 지브리 영화들에 대한 개인적 평

by 솔리스 2022.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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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릴 적부터 지브리 영화들을 좋아했었다. 그래서 넷플릭스에 들어 왔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기뻐했던 기억이 있다. 내가 지브리 영화들을 좋아한다고 하긴 했지만 모든 영화들을 본 것은 아니다. 그래도 같은 영화들을 성장하는 과정에서 몇 번씩 보았기에 참고할 만한 의견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포스터들을 올려보고 싶었으나, 저작권이 마음에 걸려 제목만을 인용한다.

 

이웃집 토토로 (1988년 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 그리고 영화 분위기. 밝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려는 가족들과 그 이웃의 이야기가 따뜻하게 느껴지고 다양한 정령들의 모습도 즐거움을 준 영화이다. 이 영화는 가장 순수한 느낌의 지브리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주 어릴 적부터, 지금에 이르기 까지 작품을 본 뒤의 감상이 크게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가치관이 강하게 드러난다기 보다는 캐릭터들의 귀여움이 더 중시된 느낌. 개인적으로는 아이들과 보기 가장 좋은 영화같다. 물론 어른들은 살짝 지루할지도 모른다. 스토리가 단조롭게 느껴질 가능성이 있다.

 

천공의 성 라퓨타 (1986년 작)

소녀와 소년의 클리셰가 담긴 모험 이야기이다. 라퓨타에 대한 호기심과 탐욕을 중심으로 순수한 소년 소녀들의 행동을 보여주는 작품. 어릴 때는 아무 생각 없이 판타지 느낌으로 재밌게 보았다. 거신병이 나올 때는 조금 무서웠지만 라퓨타 성이 나타났을 때 놀랐던 그 감정이 기억난다. 어느 정도 큰 뒤에 보니 이 작품에서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대한 가치관이 조금 드러나는 작품으로 생각된다. 모든 설정들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라퓨타 성과 관련해서 여운이 많이 남는다. 어른들도 함께 즐기기 좋은 작품.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1984년 작)

공주 나우시카의 모험을 그린 작품이다. 캐릭터 자체가 앞의 두 작품 주인공들보다 큰 만큼, 분위기가 더 어둡고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든다. 나우시카의 단독 주연이니 만큼, 캐릭터를 더 깊이 있고 입체적으로 그렸다. 어릴 때는 나우시카를 둘러싼 상황이나 환경 때문에 재미 있게 보면서도 슬프다는 감정이 들었는데, 이후에 보았을 때는 감독의 환경이나 여성에 대한 가치관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 감독이 만화책 버전으로 나우시카 이야기를 더 자세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기회가 된다면 그 만화책도 읽어 보고 싶다. 아주 어린 아이들은 지루해 할 수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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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의 움직이는 성 (2004년 작)

내가 본 작품 중에서는 가장 최신이라서 화려한 색감을 자랑한다. 원작 소설이 있는 작품으로 꽃미남 마법사와 주인공 소피를 둘러싼 이야기이다. 두 남녀는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성장해나간다. 어릴 때에는 움직이는 성이나, 초반 음식 장면들, 그리고 해피 엔딩에만 즐거움을 느꼈다. 꽤 지나고 보니 반전(反戰) 가치관이 꽤 노골적으로 녹아 있는 작품이다. 여러 모로 연출이나, 색감, 설정 등이 재미 있어서 머리를 비우고 보든, 아니든 즐겁게 본 작품. 요즘에는 움직이는 성이 너무 부럽다...집이...부러워...토토로와 마찬가지로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 즐기기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고양이의 보은 (2002년 작)

귀여운! 고양이들이! 우루루 나와서 눈을 즐겁게 한 또다른 작품이다. 그림체는 이전의 지브리 그림체와는 다르다. 사실, 그림체 뿐만 아니라 스토리도 추상적인 자연이나, 인간의 공존, 전쟁과 관련한 가치관 보다는 일상 생활에 더 와닿는 느낌. 주인공 하루가 겪는 기상천외한 날을 재미있게 엮었다. 한때 바론에게 설렜던 사람으로써 이 영화는 강추...ㅎ하루의 행동들이 조금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이후에 하루가 성장한 모습을 보면 내심 뿌듯해진다. 이 영화도 머리 비우고 보기 아주 좋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즐기기 좋음!

 

귀를 기울이면 (1995년 작)

나름 고양이의 보은 프리퀄(?)인 작품이다. 고양이의 보은을 본 뒤에 찾아서 본 작품으로 중학생들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와 더불어 자신의 목표나, 장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모습들이 당시 비슷한 나이였던 나에게는 크게 다가왔다. 게다가 여름의 묘사가 훌륭해서 여름마다 선풍기를 틀어두고 차가운 보리차를 홀짝이며 새벽에 꼭 보는 영화이다. 이 영화가 생각나면 "아, 여름이네"하는 생각이 든다. 어린 나이임에도 자신의 꿈을 심도 있게 고민해 보고 직접 부딪혀 보는 캐릭터가 나에게는 인상적이다. 요즘의 나에게도 많은 감정을 주는 영화. 사춘기 즈음인 학생들, 그리고 진로 고민에 부딪히는 어른들도 보면 공감이 될 작품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90년대의 아날로그 생활들을 연출에서 잘 녹여내서 보는 재미가 더 커진다. 올 여름에도 봐야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2001년 작)

한국에서도 인기 많았던 작품이다. 위의 다른 작품들보다도 역동적인 판타지라서 가족들과도 DVD로 자주 본 기억이 난다. 치히로의 결단력이나 강직함이 인상 깊었던 작품. 당시에는 그저 판타지로만 받아들이고 재미있게 봤지만, 최근에는 이곳 저곳에 보이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와 관련한 감독의 시각이 보여서 여운이 길어진다. 특히 마지막 이별 장면은 매우 아련해지는 명작이다. 이전에 알던 동글동글한 캐릭터들보다 주인공 치히로가 더 특징적인 모습들을 가져서 처음에는 거리낌이 들었지만 지금은 명작으로 꼽는다. OST도 전체적으로 영화의 아련함을 잘 표현해서 듣기 좋다. 커버곡들도 찾아 듣는 재미가 있다. 움직임이나 스토리의 역동성이 다른 작품들보다 크기 때문에 지브리 작품을 좋아하지 않던 아이들이나 어른들에게도 어필이 되는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모노노께 히메 (1997년 작)

아이들이 보기에는 잔인하고 어려운 장면들이 많은 영화. 하지만 어른들에게는 가장 재미 있는 지브리 영화가 될 수도 있다. 일본 특유의 분위기가 있는 지브리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엄마가 가장 좋아하실 정도이니. 미야자키 하야오의 자연과 인간간의 공존 그리고 여성에 대한 관점이 가장 강하게 드러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더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작품. 볼 때마다 새로운 장면들이 눈에 들어와서 분석하는 시간이 많이 든다. 완벽한 선역도, 악역도 없이 각 인물들의 행동들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스토리에 억지도 없고 캐릭터들이 각자의 특징을 끝까지 잘 유지해서 결말을 맺어서 좋아한다. 명작 중의 명작. 어른들만 봐야 할 영화. 잔인하거나 징그러운 장면들이 자주 나온다. OST도 너무 좋은 작품.

 

마녀 배달부 키키 (1989년 작)

어릴 때에는 그냥 저냥 키키와 고양이 지지의 모습이 귀여워서 보던 작품이었으나, 나중에 커서 눈물 좔좔 흘리며 본 작품이다. 패기롭게 마녀 수행을 위해 외지로 나간 키키가 처음에는 설레다가 점점 우울해지고 그 뒤에는 성장하면서 적응해 나가는 모습이 교환학생이나 해외 연수로 외국에 살게 된 대학생들에게 가장 와닿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해외에 나가서 이 작품을 보고 감상평이 달라졌으니 말이다. 키키의 모든 감정 변화들은 새로운 장소에 도착하여 적응해 나가는 우리들의 삶과 유사하다. 이 작품을 봤을 때 나도 해외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살짝 우울감이 왔었는데, 키키의 감정들이 전적으로 공감되어 잠시 멈추고 감정을 깊게 느낀 바 있다. 물론 그렇다고 적응을 못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해외에 가서 적응해 나갈 때 모두가 겪는 과정이자 성장통이거든. 지지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키키의 모습에서 어른이 된건가라는 해석을 했다. 메리 포핀스에서도 아주 어린 아이는 동물의 언어를 이해하다가 인간의 언어를 배우면서 그 능력을 잃는다는 설정이 있는데, 그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귀를 기울이며가 환경의 변화가 아닌 나 자신의 내적 변화로 인한 성장통이라면, 이 작품은 환경의 변화를 통해서 겪는 성장통이라고 말하고 싶다. 키키의 조언자로 나온 우르술라의 슬럼프에 대한 조언은 여전히 기억 나고 이 작품을 다시 보게 한다. 캐릭터 자체는 어리지만, 작품은 어른들이나 새로운 환경에 놓인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 생각된다.

 

역시 이렇게 보니 많은 작품을 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작품들을 어릴 때부터 계속 반복해서 본 것은, 그만큼 나에게 울림을 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넷플릭스에서 가끔 보는 재미도 좋지만, 언젠가 영화관에서 재개봉 해주면 좋겠다. 혼자 팝콘 주근주근 먹으면서 영화관에서 다시 감상하면 느낌이 새로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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