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과외를 하다 보면 다양한 실력의 학생들을 마주하게 된다.
어떤 경우는 정말 기초부터 차근차근 가르쳐야 하기도 하고, 또 어떤 경우는 약한 부분만 보완 해주고 나머지 부분은 숙제로 스스로 공부해야 하기도 한다.
오늘은 문법/어휘/읽기/듣기 중 듣기를 잘하는 학생들을 위한 자료 만들기에 대한 팁을 이야기 해볼까 한다.
시중에 나오는 듣기 책 혹은 자료들은 주제 혹은 그 깊이가 한정되어 있다.
토플 공부를 하지 않는 이상, 어떠한 전공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도 어렵고 5분 이상 되는 듣기 파일도 찾기 어렵다.
그렇다고 갑자기 토플을 하라기에는, 그 단어량이나 수준이 오히려 학생들을 질리게 할 수 있기에 권하기 어렵다.
때문에 듣기를 일정 수준 이상하는 학생들에게는 시중의 책을 통한 공부가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그럴 때 내가 자주 활용하는 것은 TED이다.
TED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학문에 대하여 전문가가 강연하는 컨텐츠이다.
그래서 내용이 크게 전문적이지 않으면서도 어느 정도의 깊이가 보장되어 있다.
대중을 위한 강연인 만큼 말의 빠르기 역시 적당하다.
또한 듣기를 할 때 화면을 보며 하게 되면 강연자의 입모양이나 제스쳐, 표정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원어민들의 영어 사용을 직접 느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 다양한 컨텐츠들에서 과외 학생에게 알맞는 것을 찾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개인적인 기준은 크게 네 가지이다.
1. 학생이 아는 주제/관심 있어할 주제인가.
2. 학생이 아는 단어의 활용이 자주 나오는가.
3. 강연자가 미국식 영어를 쓰는가.
4. 강연자의 말투가 또렷한가.
미국인으로 굳이 한정 짓는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의 모든 듣기 평가들은 미국식 영어가 기준이기 때문이다.
TED는 전문가들이 진행하는 강연이다. 그리고 그 전문가가 꼭 미국인이라고 할 수 없구요. 영국인일 때도 있고, 중국인일 때도 있다. 그래서 발음이나 표현력, 어투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
또, 미국인이라고 해도 발음이 뚜렷한지 확인해야 한다.
영어 사투리가 심한 사람일 때도 있고, 말투가 어눌한 사람도 있다. 말이 매우 빠른 경우도 있다. 마치 우리 나라에서도 발음을 정확하게 하는 사람, 사투리가 심한 사람, 말의 속도가 평균보다 빠른 사람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그래서 아무 거나 주제만 보고 고르기 보다는 직접 그 강연자의 발음을 듣고 결정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고 아무 컨텐츠나 골라 버리면 듣기가 어려워 학생의 흥미가 급속도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자, 이제 컨텐츠를 골랐다. 학생에게 숙제로 줘야 한다. 그냥 자막 없이 들어보라고 하면 안할 가능성이 높다. 무조건 빈칸 채우기 숙제로 줘야 한다. 그냥 딕테이션으로 내주기에는 양도 어휘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 그 스크립트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유튜브에서 영어 자막을 제공해주고 있지만 그 자막을 어느 세월에 베끼겠나. 효율성이 매우 떨어진다.
나는 그래서 TED 홈페이지를 애용한다. (https://www.ted.com/)
일단 처음에 영상을 선정할 때는 영상 보기 편리한 TED 유튜브 채널을 추천한다.
쉽게 누르고 재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 영상을 정한 뒤에는, 앞서 말한 홈페이지에 들어간다.
오른쪽 상단의 MEMBERSHIP 버튼 옆의 돋보기를 누르고 유튜브에서 마음에 들었던 컨텐츠 제목 일부를 검색한다.
위 사진에서 파란 박스 안에 있는 Transcript를 누르면 다양한 언어로 스크립트가 제공된다. 우리는 당연히 원본 영어.
스크립트를 찾은 뒤는 매우 쉽다.
스크립트를 모두 복사해서 워드나 한글 파일에 넣는다.
그 후, 학생이 외우는 단어 수준에 맞는 단어들 위주로 칸을 비워 두면 되는 것이다. (이때 full script는 듣기용 빈칸할 부분에 밑줄을 긋고 따로 저장해 두는 것이 좋다. 답지가 되는 것이다. 나중에 채점하기 쉬워지니까.)
시간적 여유가 되면 한 강연에 대한 듣기가 끝날 때마다 함께 들으면서 script를 따라 읽게 하는 것도 추천한다.
처음 어떤 언어를 배울 때는 따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문장과 문장 사이에 쉬는 법, 긴 문장을 말하는 법, 혹은 문법적 쓰임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기회도 된다.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방법이지만 활용도는 무한하니 나름의 무료 교재로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단점은, 학생이 듣기 숙제를 할 때 자막을 켜놓고 그대로 베낄 위험도 있다는 것이겠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학생과 깊이 있게 대화하여 설득해야 한다.
잠깐의 편함을 위해 장기적으로 스스로에게 낭비되는 일이 되지 않게끔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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